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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BS한의원 유현정 원장의 한의 피부과학 이야기

70대에 이르러 갑작스러운 권고퇴직, 우울증, 자녀 이야기 본문

두 아이 키우기/부모와 아이사이

70대에 이르러 갑작스러운 권고퇴직, 우울증, 자녀 이야기

화우음양 2016. 9. 12. 10:00

안녕하세요. 안산에서 피부질환. 여드름, 다이어트를 치료하는 청담BS한의원입니다.

 

가을바람이 살랑거리는 선선함이 너무 좋은 요즘입니다. 

지난주에는 맑은 하늘까지 더욱 즐기기 좋은 가을이었는데 이번주는 흐릿한 하늘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더운 여름 고생한 만큼 가을을 즐겨야지 하는 마음이었는데, 아이들 감기 간호하다 감기 옮아 며칠 고생을 했습니다.

환자분들께 늘 감기 조심하라고 말씀드리는데, 역시 환절기에는 체력관리가 가장 중요한 듯합니다 .

선선한 가을 감기 조심하시고 다가오는 명절도 건강히 잘 다녀오셨으면 합니다.


물왕리의 풍경은 언제보아도 잔잔하게 좋습니다.

특히 마음이 번잡해지거나 생각이 많아질 때 고요한 저수지물과, 날아오르는 흰 두루미(?)를 보면 더없이 평안해져서 제게는 참 좋은 곳입니다.

 

이번에 오신 분은 70이 얼마남지 않은 아버님입니다.

사실 오늘은 질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자녀분을 따라오신 아버님 말씀이 마음에 남아 몇글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자녀 1명을 잘 키워오신 아버님은 평생 직장과 집만 아셨다고 합니다.

아침은 대충 먹거나 바쁘면 건너뛰어도 직장에 가면 동료들이 있고 점심식사와 저녁식사가 술한잔과 함께 해결이 되고,

부인이 좀더 일찍 돌아가셨지만,

아끼던 자녀도 결혼을 시켰지만,

그래도 직장이 있어서 즐겁다고 하셨습니다.

아침은 대충 먹거나 건너뛰어도, 식사할 곳이 있고, 누군가 식사하자고 하고, 그러다 술한잔 하고 퇴근하면,

집에 반겨주는 사람이 없어도 내일 또 일할 곳이, 사람 만날 곳이 있어서 즐겁게 다니셨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갑작스러운 병이 생겨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60대 후반, 갑작스러운 입원, 입원까지는 괜찮았지만,

직장에서는 여러 문제로 걱정이 되었던지, 권고사직을 하도록 하였습니다.

몇십년을 다녀온 직장, 한번 아픈 것 가지고, 나이들었다고 겁을 먹었는지, 또 쓰러질까봐 그랬는지

한번 입원으로 하루 아침에 나가라고 하다니, 너무 속상하셨다고 합니다.

 

 

억울하고 답답하기를 며칠 지나고 , 술도 한잔씩 하시다 보니,

그제서야 바뀐 생활이 보이기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아침을 챙겨줄 사람도 없고, 아침은 안먹어도 점심 저녁이 늘 든든했는데,

이제는 점심을 먹자고 하는 사람도, 회사 식당도, 저녁에 술한잔 하면서 이야기할 사람도 없어졌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봐야 갈 곳도 없고, 밥도 없고, 집에서 텔레비젼만 보다가 공원 한 바퀴,

집에 다시 돌아와보니 역시 밥도 없고, 일할 것도 없고, 치킨이나 한마리 시켜서 술한잔하면서 저녁을 대신하시고..

 

가끔 친구를 만나도, 이런 이야기를 하기가 부끄럽고,

문득 자식을 돌아보니, 이제 태어난 아이 돌보느라 전화도 안하고,

품안에 자식이라더니 다 크고 나니 연락도 없고 키운 공도 없이 섭섭함도 밀려온다고 하셨습니다.

 

이러기를 석달이 지나니, 점차 외로워지면서, 정말 가끔은 죽을까라는 생각도 하셨다는데,

말씀 듣기가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프신 곳이 있어서 병원에 가서도 치료하라는 말에도 그냥 약만 달라고 하셨다는데,

아무래도 나이드신 부모님이 계실 때는 검사라도 하거나 결과라도 들을 때 어르신들은 혼자 가시게 되면,

늘 경제적 부담으로 안한다고만 하시는데, 사실 의료진 입장에서 적극적 치료를 말하지 못하기가 쉽습니다.

 

함께 오신 자녀분께는, 병원 결과를 들으실때는 바쁘셔도 꼭 함께 가시라고 안내드리고,

우울증 등이 오기 쉬우시니 자주 전화를  드리거나 찾아뵙거나, 아이를 자주 보여주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아마 아버님의 생활패턴에서는 사람이 없어 외로운 것이 가장 힘든 점이기도 하니까요.

 


아버님께는 지금과 다르게 좀더 적극적으로 사람을 만나고 배워보시거나, 모임을 가져보시도록 권해보았는데요.

한번 해보겠다고 하셨었는데, 어떻게 지내시는 지 궁금합니다.

가시고 나니 제게도 드는 생각은 부모님께 전화를 자주 드리고 찾아뵈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벌써 이번주가 명절입니다. 여러분도 부모님도 가슴 따뜻한 명절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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